개발문화란 간단히 말한다면 ‘개발자들이 어떻게 일하는 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워터폴-애자일, 스크럼, CI/CD, 깃플로우, 깃브랜치, 코드리뷰, 코드컨벤션, 테스트코드, 스터디 등등. 좋은 개발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 및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위 방법들은 ‘개발문화’ 그 자체가 되지는 못합니다.
본질적으로 "개발문화"란, 함께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 소통하고 성장하고 공유하는 일련의 생태계 혹은 방향성 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개발자들 사이에서 이직을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보면 심심치않게 이 ‘개발문화’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0~40명 규모의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에서 개발팀은 개발팀장 또는 CTO 주도 하에 아침마다 데일리 스크럼을 진행하는데, 이 ‘데일리 스크럼’은 도통 15분을 넘는 법이 거의 없었는데요.
문제는 개발팀의 개발자 문화를 잘 이해를 못하는 회사에서 개발 팀장이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을때, 팀의 중심을 잡기위해 공석을 빠르게 채우는 것을 중요하다 생각하는 비개발자 출신 대표님은 개발팀장을 새로 채용하는 것 보다 스스로 스크럼 마스터/개발팀장 역할을 수행하기를 자처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15분 짜리 데일리 스크럼이 4시간, 8시간… 그 이상의 플래닝 데이가 되었고, 개발자 한 명 한 명의 단순한 공유사항도 쉽게 넘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체계없는 개발 문화가 나비효과가 되어 10명이 채 되지않는 개발팀에서 3개월만에 주요 개발자 3명이 떠나기도 했죠.
물론 개인별로 퇴사에 대한 사유는 다양한 것들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연봉이나 비전 등 무엇으로도 주요 개발자 3명 모두 붙잡을 수 가 없었고 “개발문화/리더십 개선” 이라는 퇴사자의 피드백을 묵묵히 수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위대한 회사의 조직문화를 가져온다고 모든 회사가 위대한 회사가 되지 않지만, 위대한 회사들은 분명히 저마다의 특별한 조직문화를 갖고있습니다.
말로만 떠드는 좋은 조직문화(개발문화)가 아닌, 구성원들 스스로 원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응원합니다. 소수의 인원이 마술처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우리 조직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조직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함께 만들어가는 다양한 시행착오들이 존중받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결국 우리만의 좋은 문화를 갖추지 못한다면, 훌륭한 구성원들은 떠난다는 것을 이미 모두 직간접적인 경험으로부터 익히 알고 있습니다. 대 스타트업 시대에서 스타트업의 본질인 “생존”을 논하자면 결국 “개발문화(조직문화)가 곧 생존” 이라고 답할 수 있겠습니다.
“개발문화가 밥 먹여줘?" "네 그렇습니다. 적어도 IT 스타트업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