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 아무래도 이게 국내가 아니라 해외다보니까 더 어려웠던 점도 있으셨던거죠?
필 : 그렇죠. 사실, 해외에서 창업을 진행한다는것은 생각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우선 자금적으로 지원 받을 구멍이 없다보니, 순수 내 자금으로 해야했고, 외국인으로 일 한다는게 쉽지 않았어요. 그나마 제가 찾은곳은 칭화대 인큐베이팅이었습니다. 부끄럽지만 한국에서 온 몇몇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만나면서 VC와 엑셀레이터의 개념도 이때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호기롭게 창업을 했고, 해외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어서 사실 잘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했던거죠.
가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을까요?
필 : 급한대로 현지 작은 스타트업에서 무상으로 CTO로 일했어요. 권하는건 아닙니다만, 그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스타트업에서는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배우고 싶었거든요. 솔직히 조직의 성패를 가까이서 직접 보게 되니, 사실 저도 이해하는데에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그래도 이런 일려의 과정을 겪어 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죠.
가 : 이후 상하이를 떠나서 한국으로 오게 되셨다고 들었어요.
필 : 문득,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의문이 들었어요. 상하이에서 지내는 14년은 결코 헛되지 않았지만 참 아쉬움이 많던 상황이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해보겠다고 좌충우돌 했었으니까요. 당시에 사업 자금을 모으는 방법으로 크라우드 펀딩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시기였는데, 간단하게 IR자료를 만들고, 설명회를 참석하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저보다 사업에 대해 훨씬 잘 아시는 분도 많다보니 주눅도 들었죠...to be continued